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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찍 자기 위한 노력을 하는 중인데, 어제는 우연히 아이유가 나오는 것을 본 바람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새벽 2시가 다 될 때까지 보고 잔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오, 새로운 프로그램인가? 흥미로워서 보기 시작한 대화의 희열은 정말 시청자에게도 오직 대화로서만 희열을 주는 프로그램임이 확실했다.
게다가 MC가, 유희열이라니. '대화의 희열'은 당연히 그의 이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명이겠지만, 참으로 제작진의 센스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포스팅을 쓰기 위해 다시금 대화의 희열이란 프로그램을 검색하면서 이미 시즌 1, 2가 있고 종영한 프로그램이란 사실에 놀랐다. 내가 새벽내내 본 이 프로그램이 마지막 장면을 보고서야, 재방송임을 알았지만. 적어도 새롭게 시작하는 신규프로그램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TV를 잘 안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오래된 프로그램일 줄은 몰랐다.
심지어 2018년 10월 27일에 방영된 아이유편을 재방송 한 거였다. 앞서 출연한 지코에게 묻고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에 출연했다는 아이유의 말에, 아 요즘 가장 핫한 두 뮤지션이기에 당연히 최근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유는 2년 전이라는 것이 무색할만큼 세련되고 예뻤기 때문이다.
평소 아이유를 좋아하고, 그녀의 음악을 좋아했던 내게는 더없이 좋았던 점이 아이유의 깊이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아이유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 작사와 작곡 중 어떤 걸 먼저 염두해두고 하는지.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유가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왔는지 들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예전 이경규의 힐링캠프를 좀 더 진지한 토크쇼 분위기로 보는 기분이었다.
작사이야기에서 참 흥미로웠던 부분은, 작사/작곡/가수 아이유가 있을 때. 가장 우선순위가 되는 것은 작사라는 것. 유희열은 그녀의 말에 놀라움을 표현했는데, 대부분 유희열은 작곡. 그러니까 음악의 이미 정해진 선율에 맞춰 가사를 바꾼다면, 아이유는 노래의 메시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우선순위로 생각해서, 작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 노랫말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 부분의 멜로디를 아예 바꿔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가수 아이유에게 맡긴다고. 그런 과감함에서 뭐랄까, 자신만의 자신감이 느껴져서 참 멋있게 느껴졌다.
나는 아이유보다 나이가 많지만, 아이유의 말 속에서 배울점이 참으로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 속에서 본 아이유의 모습은 성공한 사업가를 마주한 듯 했다. 음원 공개에 대한 부분이나 프로듀싱 관련해서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밀어붙이기도 하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아이유의 성공 스토리? 라 하기에는 아이유 자체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타인의 시선에서 봤을 때 아이유는 충분히 성공했고 그러한 길을 가고 있다. 그런데 그 성공에 대해 어느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고, 자기만의 확신과 열정이 있다는 것. 최근들어 나도 새로운 도전을 몇가지 해보면서 좀 더 불타는 열정이 필요했다. 원하는 것에 한발짝 이룬듯 했지만 그래도 좀 더 다가갈 무언가가, 도화선이 필요한 시점이랄까.
그런 존재가 아이유가 되어준 것 같았기에 더 좋았다. 더불어 아이유 또한 불면증이 있다고 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잠이 오면 오겠지. 라는 식의 포기한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것에 미쳐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아이유가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점도 너무 좋았고, 본래 아이유 자체가 이런 깊이있는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함께 나오는 패널들의 수준이 완벽했고 대화의 티키타카가 소름돋게 좋았다.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았고 적당한 맞장구와 함께, 대화에 빠져들 게 만드는 마법이 있었다.
비록 2년 전의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내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쓰고싶었던 이유는, 대화의 품격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이런 프로그램보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나는 이 프로그램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몰랐을까. 안타까움이 남는다. 그당시에 알고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봤을텐데 말이다. 시즌 3가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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