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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물론 원작은 따로 있지만) 부부의 세계가 드디어 끝이 났다. 내용 자체가 막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고급스럽게 기품있게 포장되어 있는 느낌의 드라마인지라, 지루한지 모르고 매 회 함께 달렸으며 배우들의 감정에 따라 나 또한 휘둘리며 봤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드라마였다. 그래서 매번 집에서 보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영화관에서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그만큼 작품 자체의 흡입력은 가히 대단하다.
부부의 세계에 대한 포스팅을 가장 핫한 시기에 다룰 수도 있었겠지만, 사람들이 관심이 차츰 떠나고 그냥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사람들의 생각들도 한 번 살펴보면서 이 내용을 한번쯤은 다루고 싶었다. 드라마라를 보면서 매회 드는 나만의 생각들이 있었고, 그 감정들을 비워내기에 이런 포스팅만큼 좋은 소모제가 없기 때문에 드라마의 완결과 함께 내 머릿속 생각들도 털어내보고자 한다.
가장 많은 이들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왔던 김희애의 바다 씬은 유일하게 보지 못한 장면이라. 그 점은 아쉽지만, 차후에 꼭 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지선우라는 캐릭터를 대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을까. 김희애의 연기에서는 정말 알 수 없는 밀도가 느껴진다. 게다가 어떤 말을 하든, 사소한 제스처 하나도 기품이 뚝뚝 흘러서 보는 내내 경이로울 지경이다. 아마 흔한 막장드라마로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주제인 불륜을 작품성있게 깨달음을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던 건, 김희애라는 마스크 하나만으로도 70%는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value 가 이런 부분을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김희애를 보며 처음으로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부부의 세계가 드디어 끝나면서 마지막 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네이버 실시간 톡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언급되었다. 같은 드라마를 본 것이 맞냐할 정도로 열린결말로 보이는 마지막회의 내용들은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에게 여러해석이 나올 수 있을만큼 확실시하게 언급한 부분이 없는 장면들이 꽤나 있었어서 각자의 생각이 들어가면서 더더욱 그런 의견이 나온듯하다.
개인적으로 실시간톡을 보면서 내 생각과 같았던 이들을 보면서 어느정도 나만의 해석에는 확신이 들어서 정리해보자면.
Q. 센터에서 온 우편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 이것은 두 가지 정도의 해석으로 나뉠 수 있다. 첫번째는, 지선우가 준영이를 찾기 위해 가출쉼터에 후원중이다. 혹은 지선우는 이미 준영이가 그 곳에 있는 것을 알고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가출쉼터에 후원중이다. 이 둘 중 하나인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자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센터에서 온 우편을 볼 때 지선우의 행동이나 표정이 다급했고, 뭔가 어서 답을 알고싶은 표정이었다. 우편물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이 그 아이가 거기있음을 알고서 하는 행동은 아녀보였다. 뭔가 마지막의 희망이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여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 그리고 나 또한 알고서 후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유가 되기도 하지만, 준영이를 이렇게라도 하면 좀 더 찾는데에 적극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후원을 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 내가 부모라도 그런식으로 할 것 같기에.
Q. 마지막 준영이가 집에 찾아오는 듯 초인종 소리가 나고, 지선우는 그를 반겼는데 그것은 진짜 준영이일까?
- 여기서 만약 얼굴을 보여줬다면, 그것은 100% 준영이가 돌아온 것일텐데 흐리게 블러처리 되어 초점을 잃은듯 장면이 나왔다. 문득 여기서 오버하자면, 초인종 소리에 준영일 것이라 생각했고 착각하는 바람에 쓰러진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다음 장면은 확실치 않다. 어떤 시청자의 의견에 따르면 지선우가 준영이를 기다리면서 상상한 모습이고, 1년동안 보지 못한 준영이의 모습이기에 미래의 준영이 모습을 구체화할 수 없어서 안나온 것이 아닐까. 이 생각에 나도 어느정도 의견을 보태고 싶다. 물론 돌아왔을 수도 있고, 안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도록 만든 것 같다. (원작에서는 아들이 사라지고, 나타나지않는다고 함. 끝끝내)
Q. 준영이는 왜 핸드폰을 바닥에 던지고 사라져버린 것일까.
- 분명 처음에는 자신의 아버지인 이태오가 정말 차에 치여 죽었을까봐 걱정을 하고 놀랐으나, 아닌 것에 안도를 했겠지만 그를 안아주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 지선우를 보며 그들의 모습에 치가 떨린듯 하다. 그동안 그 두 사람이 헤어지고 다시만나고를 반복하면서 모든 피해는 매번 자신이 다 받고 있었기 때문. 심지어 본인은 자신의 엄마를 위해 원치않는 아버지의 집에서 살았을 정도로 희생의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결국 돌고돌아 이 지경인 것을 보며 환멸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가출의 이유가 식사하는 도중 이태오의 망언을 듣고서도 자살시도한 이태오를 감싸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듯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론은 여러 의미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준영이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부부의 아이들. 결혼은 그만큼 서로의 관계를 책임져야할 일이고, 얼마나 중요하는 지를 보여주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비되는 부부를 보며 나는 내 개인적으로 이런 해석도 더해보고자 한다. 고예림과 손제혁은 똑같이 불륜, 바람이라는 이유로 이혼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려고 했다. 잘되어가고 있는 줄 알았으나, 고예림에게는 한번의 상처는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헤어졌다.
이태오와 지선우, 그리고 고예림 손제혁 이 두 부부의 차이는 아이가 없단 것. 아이가 없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고예림은 희망차게 새로운 미래를 꿈꿔나가고 있고, 아이가 있는 지선우는 평생을 그 아이를 그리워하며 죄책감에 살아갈 것이다. 부부의 관계는 아이를 낳는 순간 더 소중한 끈이 되고, 책임져야할 존재를 위해서라도 지켜야할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고싶었던 것이 아닐까. 물론 이러한 내용들을 보며 아기를 그렇다면 처음부터 낳지 않아야겠어.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결혼을 통해 낳는 아이에게 책임을 지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이들만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길 바라며 그러진 장면들이었던 것이 아닐까.
결국 이혼과 재혼은 아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첫화부터 수위가 강하기도 했고, 다소 짜증나지만 흥미로운 주제였기에 시선을 초반부터 확실히 끌고갔던 부부의 세계. 결말은 다소 시시하게 끝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웰메이드 드라마의 한 축을 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다경의 다소 긍정적인? 결말이 많이 아쉬웠다. 이런저런 울림과 아쉬움이 남았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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